[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2일 예상했다. 코스피의 경우 최대 23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는 이날 골드만삭스 서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한국 상황을 고려할 때 디플레이션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며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국내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내년에 추가 인하되더라도 차입이 늘어나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중장기적인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권 전무는 “내년도 물가상승률이 2.3% 수준으로 올해 1.5%에서 0.8%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유인이 적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1900∼2300선으로 예상했다. 권 전무는 “내년에는 한국의 수출이 올해 대비 약 7% 성장하고, 환율 여건도 원화 약세 방향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기업에 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의 3대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환율 문제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정책 추동력 약화 가능성을 꼽았다.
내년도 한국 증시 유망 업종으로 전기전자(IT), 은행, 증권, 건설, 유틸리티를 꼽았다. 국내 증시에 존재하는 배당 기대감에 대해서는 “기업 배당이 늘어난다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며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권 전무는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와 달리 한국의 주식시장은 더는 정책 기대감만으로 선행해서 증시가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 역시 실제로 기업들이 배당을 늘려야 증시가 (강세로) 갈 것이며, 배당 확대에 있어 연금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기준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140원으로,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125원으로 제시했다. 권 전무는 “일단 내년 원화 약세를 전망하는 주된 근거는 달러 강세를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3.4%를 제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9월로 예상했다. 권 전무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미국 경제회복이 가속화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무조건 나쁘게 볼 것 이유는 없다”며 “대만과 더불어 한국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