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7000년 전의 팥 흔적〈사진〉이 발견됐다. 현재로선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곡식의 흔적으로, 적어도 7000년전 이전에 한반도에서 농경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유적일 가능성이 크다. 신석기 시대 밭 경작 유구가 출토된 고성 문암리 선사 유적을 비롯해 현재까지 발견된 유물을 토대로 추정된 한반도의 농경 시작 시기는 5000년전쯤이다. 그러나 이번에 확인된 팥 압흔은 한반도의 농경 시작 시기를 200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지난 2006년 발굴된 강원도 양양군 오산리 토기에서 동북아 최고(最古)의 신석기 시대 ‘팥 압흔(壓痕,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이 1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팥의 압흔은 신석기 조기(8000~6500년 전)와 중기(5500~4500년 전)에 각각 1점이 확인됐다. 크기는 각각 2.2㎜, 2.8㎜ 정도로 현재의 팥(4~8㎜)보다 대체로 반 이하다. 팥 압흔이 확인된 토기 표면의 탄화유기물을 미국 베타연구소(Beta Analytic)에서 연대 측정한 결과, 7314~7189년 전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팥의 식용 시기로는 5000년 전이 가장 이른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7000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