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황규섭 총괄

에디션작품 판화제작해 동일가 판매 카카오톡서 다양한 미술품 선물가능

서양화가 송형노(40), 사진작가 노세환(35), 픽토그래퍼 함영훈(42)….

국내 미술계에선 이름만 대면 알만할 젊고 ‘핫’한 아티스트들이다. 그러나 대중에게는 여전히 생소하다.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대표 이옥경·이학준)은 이러한 작가들의 작품을 ‘에디션(Editionㆍ한정수량만 생산)’이 있는 디지털 판화 형태로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작품 뒤에는 작가의 친필 사인도 포함돼 있다.

서울옥션은 ‘프린트 베이커리’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2012년 11월 공식 런칭했다. ‘빵을 사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판화’라는 의미로, 미술작품을 대중과 더 가깝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2013년부터 프린트베이커리에 합류한 황규섭(46) 총괄은 “한국의 미술전시 관람 시장은 많이 성숙했지만 그에 비해 미술을 소유하는 문화까지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쿠사마 야요이 같은 해외 유명 작가들의 대형 전시가 국내에서 잇달아 열리면서 전시 관람객 수는 크게 늘었지만, 아직까지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소유하는 문화가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1차적으로는 작품값이 비싸기 때문이고, 2차적으로는 미술품 유통업계가 소수의 컬렉터를 대상으로 1대 1 마케팅에 치중해왔기 때문이다.

“경매회사 직원들도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죠. 미술품 유통의 대중적인 채널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제가 합류하게 됐습니다.”

[피플/이사람] “IT를 기반으로 미술시장 대중화 이끌것”

사실 황 총괄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인터넷서비스 회사 등을 거친 전형적인 ‘IT맨’이다. 아내가 미술을 좋아해서 함께 전시 관람을 다녔던 것이 유일한 미술 ‘경력’이다. 2011년 서울옥션 재무 파트에 합류한 이후 그 간극을 메우기 각종 미술 스터디, 아카데미를 통해 ‘방과 후 보충학습’을 하고 있다.

현재 프린트베이커리의 작품들은 피그먼트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디지털 프린트지만 일반 포스터과는 다르게 ‘작품성’에 방점을 뒀다. 기존의 아트숍에서 판매하는 상품과는 분명한 차별화다.

작품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유통업체들과의 접점도 늘리는 중이다. 런칭 초기 3호와 10호짜리 두 종류의 판화만 판매했던 것에서, 현재 3호부터 80호까지 작품의 크기를 대폭 다양화했다. 또 르윗 등 패션 브랜드와 장기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커피 브랜드와도 협업도 추진중이다.

카카오톡에도 프린트베이커리 작품들이 올라와 있다. ‘선물하기’ 기능을 누르면 커피나 케익처럼 지인에게 프린트베이커리의 작품들을 선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좋은 작가를 알리고 작품을 널리 노출시켜야 하는 데 ‘툴(Tool)이 많지 않아요. IT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술시장 대중화를 이끌겠습니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