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초박빙이다. ‘젊은 여당 후보’와 ‘관록의 야당 후보’가 맞붙은 경기도 평택시을. 이곳에선 어느 쪽도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지역에서만 3선(16,17,18대)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장선 후보 캠프에서도 ‘초박빙’이라고 판세에 동의한다.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 캠프 측은 “많이 따라 잡았다”고만 이야기한다. 실제 KBS가 지난 22일부터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39.9%)와 유 후보(39%)가 불과 0.9%포인트 차의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시는 여당의 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미군기지 이전, 평택항 개발 등 각종 정책 사업이 많은 까닭에 중앙정부의 지원에 대한 갈증이 많다. 19대 총선에서도, 대통령선거에서도,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도 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된 것도 이 같은 지역 현안 이슈의 영향이 있었다.
경인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40%선에 달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0%선에 그쳤다. 새누리당의 ‘당세’가 큰 지역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계추를 조금 더 돌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 후보가 내리 3선을 지낼 만큼 야당 성향도 적지 않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평택시 주민들은 충청권 성향이 강하며, 정치적 이슈를 싫어한다”며 “정 후보의 중도적인 이미지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양 후보 모두 주요 공약이 개발을 확대하고 촉진하는 방향으로 채워져 있다.
팽팽한 접전은 선거 막판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선거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득중 금속노조쌍용자동차지부장을 꼽을 수 있다. 진보성향의 김 후보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7%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경우 무게추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김 후보의 경우 쌍용차 노동자의 처지를 알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점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 정 후보 측도 “우리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기존의 ‘젊은 여당 후보’와 ‘관록의 야당 후보’간 경쟁 구도는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 후보 측은 ‘바꾸면 새로워집니다’라는 선거 슬로건에 맞춰 정 후보를 공격하는 동시에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의 현지 방문을 적극 추진해 높은 당 지지율을 후보 지지도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정 후보 측은 ‘힘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알릴 계획이다.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가더라도 짧은 임기 때문에 초선 의원이 할 수 있는 일보다 3선 경험이 있는 정 후보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양측 모두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투표장에 나올 수 있는 적극 지지층 공략에 남은 선거운동의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