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7ㆍ30재보선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사실상 수용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단일화 방법에 대해 양측이 주장하는 바가 달라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기 후보는 23일 서초동 현대HCN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협력 과정”이다. 노회찬 후보의 제안이 깊은 고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며 “노 후보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답하고 (단일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면 신뢰라는 무기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날 노 후보의 기습적인 단일화 제안에 대해 기 후보가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기 후보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TV토론이 끝난 뒤 노 후보와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에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아 기 후보는 단일화에 응하겠다는 직접적인 말은 아꼈다. 기 후보는 “저는 당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이기 때문에 당에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기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당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기 후보가 노 후보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양측이 삐걱거리고 있다. 노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킬 방식에 대해 기 후보 측은 담판 외에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날인 24일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현실적으로 담판 방식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지금처럼 여론조사 응답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은 어렵고 결국 후보들 간 결단 말고는 다른 묘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전면 반발했다. 이날 기 후보 다음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한 노 후보는 “사실 단일화 제안 후 자정 넘어 기 후보를 만났는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안 되고 자신이 후보가 됐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후보는 “24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내가 사퇴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일화를 하려면 여론조사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무엇을 갖고 담판하겠다는 것인지, 기 후보 측에서 내가 사퇴하기까지 기다리겠다는 것 같은데, 책임 있는 정당의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실제 CBS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6%포인트)에서는 야권후보의 적합도에서 노 후보(32.4%)가 기 후보(24.9%)를 7.5%포인트 차로 앞섰다.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노 후보는 41.9%를 기록해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42.7%)와는 불과 0.8%포인트 차였다. 반면 기 후보(38.4%)와 나 후보(46.5%)의 격차는 8.1%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야권의 단일화 추진을 놓고 나 후보도 이날 스튜디오에 도착해 “예상됐었던 일이다. 동작을의 선거가 정치판 선거가 되는 거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