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인물화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정서와 역사가 녹아들어 있게 마련이다. 서울 평창동의 가나아트갤러리(대표 이옥경)가 한국 중국 일본의 근현대 작가의 인물화및 조각을 선보이는 전시를 가나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타이틀은 ‘면면(面面) 시대의 얼굴’전으로, 총 50여점의 회화와 조각이 나왔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유화 작품 ‘빨래터’와 ‘노상’, ‘조선의 고갱’으로 불리는 이인성, 채색화단을 대표하는 천경자의 인물화를 만날 수 있다. 또 귀여운 악동을 등장시킨 일본 나라 요시토모와 가와시마 히데아키의 작품도 출품됐다. 중국 작가로는 촉촉한 눈망울을 그리는 장 샤오강과 치아를 송두리째 드러내고 파안대소하는 인물화의 작가 위에민준의 작품이 내걸렸다. 또 현란한 외(外)사시 인물화로 유명한 펑 정지에의 회화도 포함됐다.
향토적 색채가 배인 생활상을 그려온 박상옥의 인물화, 깊게 주름이 파인 노인의 얼굴을 생생하게 표현한 그림으로 유명한 권순철의 작업도 관심을 모은다. 영화 ‘8마일’의 한 장면을 알파벳으로 표현한 이동재, 얼굴 전체에 흰 붕대를 감은 소녀의 창백한 얼굴을 클로즈업시킨 권경엽의 그림도 내걸렸다.
조각으로는 길게 늘어뜨린 왜곡된 형상으로시각적 환영을 불러일으키는 이환권의 조각과 권진규의 테라코타 조각이 눈길을 끈다. 한편 중국 작가들의 작품에서는 급격한 정치 사회적 소용돌이를 겪은 중국인의 자화상을 살필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월5일까지. 02-720-1020. 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