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양(沈陽)의 스카이라인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동북 3성의 중심도시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은 회색빛 도시 외관으로 과거 명성에만 집착한다는 조롱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칭녠다제(靑年大街) 양편으로 속속 들어서는 초고층 빌딩과 쇼핑센터 덕분에 명실상부한 동북 3성의 중심도시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부동산투자 컨설팅 기업인 CBRE사가 지난 10월 세계 180개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쇼핑센터 건설 현황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8개 도시가 10위권 내 포진했으며, 그 중 선양은 세계 4위(현재 쇼핑센터 규모 200만㎡ 및 건설 중인 쇼핑센터 170만㎡)를 차지했다.
최근 들어 선양이 쇼핑센터로 각광받는 이유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속철도망의 급속한 확충은 선양의 지리적인 강점을 십분 활용해 주변 위성도시와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소비자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하다.
동북의 고속철도는 선양을 중심으로 북으로는 창춘(長春ㆍ지린성 성도), 하얼빈(哈爾嬪ㆍ헤이룽장성 성도), 남으로는 다롄(大連ㆍ동북 최대의 무역도시), 동으로는 단둥(丹東ㆍ중조무역의 핵심도시), 서로는 베이징(北京ㆍ중국의 수도)과 연결되어 그야말로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교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선양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7개의 위성도시가 포진해 있으며, 이 위성도시는 인구 16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선양의 유통상권은 크게 10개 구역으로 분류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중제(中街)와 타이위안제(太原街)다. 또한 칭녠다제를 중심으로 좌우측으로 형성되는 진랑(金廊ㆍ황금복도)은 최근 들어 오피스 및 쇼핑센터 등의 상업지역으로 가장 각광받는 구역이다.
그 중에서도 완샹청(萬象城)과 헝롱광창(恒隆廣場)이 선양을 대표하는 쇼핑센터로 자리잡았다. 완샹청은 중화권 제1위의 쇼핑센터 개발업체이자 세계 500대 기업인 홍콩의 화륜집단(華綸集團)이 투자ㆍ운영하는 곳으로, 사무실ㆍ호텔ㆍ쇼핑센터ㆍ아파트로 구성된 복합 콤플렉스 단지다. 이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 구찌ㆍ샤넬ㆍ루이비통 등의 명품매장 규모는 보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다.
동북 3성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160만명에 달하는 우리 제품의 1차 소비자인 조선족 교포가 터전을 잡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1억1000만명에 달하는 인구는 조선족 교포를 통해 한국 제품 및 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우리 제품의 내수시장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들어 롯데그룹 오리온 CJ 등의 한국 대기업이 동북 3성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양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더 많은 우리 기업이 선양을 교두보로 삼아 동북 3성 시장을 노크하기를 기대한다.
백인기 코트라 선양무역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