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 학사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들인 공력에 비해 사회 진출후 받는 사회ㆍ경제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사학위의 경제적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
1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 시 대졸인력과 석사 인력을 구분하는 경우는 전체의 43.5%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업은 학사, 석사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신규 채용된 석사 인력의 경력을 2년 이상으로 인정해주는 기업도 40.1%로 나머지는 인정해주지 않고 있었다.
또 학사 졸업 후 취업해 일을 하면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을 때, 승진소요연수가 단축될 수 있는 기업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사학위보다 노동시장 경력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석사 인력의 희망임금은 월평균 300만 원이었지만, 실제 받는 임금은 270만 원으로 30만 원이 더 낮게 조사됐다. 또 석사 졸업 재직자의 절반 이상이 석사수준을 요구하지 않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이 비수도권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수도권 대학원에 진학한 경우 구직기간은 1.2개월 짧아졌지만, 월평균임금은 11만 원 낮아 학벌이동의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사 졸업 재직자는 석사학위가 학문적 성장(3.93점), 자기만족(3.85점) 측면에서는 효용성이 높으나 취업력 제고(3.47점), 소득 증대(3.32점) 측면에서는 효용성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어, 석사학위의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기업의 석사 인력에 대한 평가는 석사 인력 본인의 평가보다 대체로 낮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대인관계능력에 대한 평가가 기업과 개인의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양정승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석사학위 자체가 주는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에 취업 유예를 위한 도피성 진학은 자제해야 한다”며 “석사졸업생들의 스스로에 대한 평가보다 기업이 바라보는 평가가 대체로 낮기 때문에 학위가 주는 후광효과에 기대기보다 본인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원은 또 “현장학습을 통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석사 인력에 대한 기업의 평가와 본인 스스로의 평가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직장체험 프로그램 참여자의 취업성과가 비참여자보다 긍정적이므로 석사과정에서도 일-학습듀얼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분석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기업의 일반대학원 석사 인력 활용 실태 조사(2013)’와‘일반대학원 석사 재직자의 교육 및 직장생활 실태 조사(2013)’등을 토대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석사 졸업 재직자는 502명으로, 남자 303명(60.4%), 여자 199명(39.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