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여자 그리고 도박혐의 주민 충격완화·당위성확보 의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옭아매진 ‘영도 유일체계에 대한 반혁명’이라는 직접적ㆍ정치적 죄목 외에도 장성택을 파렴치범 수준으로 몰고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밝히 장성택의 7대 죄목 중 하나는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젖어 부정부패 행위를 감행하고 부화타락한 생활을 하였다”는 것이다.

중앙통신은 그러면서 장성택의 부화타락한 생활을 조목조목 들춰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장성택은 권력을 남용해 부정부패 행위를 일삼고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가지며 고급식당의 뒷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배격하는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에 장성택이 오염됐다는 것이다. 특히 술과 여성 성 상납이라는 부패한 권력의 전형 도식까지 쓰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장성택은 여자관계가 깨끗하지 않아 젊은 시절 바람기 때문에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별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이 지난 2002년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자본주의 문화를 맛보자”며 룸살롱을 찾았다는 소문도 돌았었다.

중앙통신은 또 “사상적으로 병들고 극도로 안일해이된 데로부터 마약을 쓰고 당의 배려로 다른 나라에 병치를 가 있는 기간에는 외화를 탕진하며 도박장까지 찾아 다녔다”며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우리 당과 혁명에 끼친 해독적후과는 대단히 크다”고 강조했다.

장성택은 이와 관련 1990년대 초 병을 치료하기 위해 프랑스에 머무는 등 외국에서 수차례 요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에 대해 자본주의 권력부패의 상징이 된 향응, 여성 성 상납, 도박, 마약 등의 죄목을 모두 열거하며 그를 파렴치한 잡법 수준으로까지 끌어내린 것은 혹시 모를 장성택 실각 이후 북한 주민들의 충격을 완화하고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성택은 단순히 북한의 ‘2인자’가 아니라 김 씨 왕조의 로열패밀리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추앙하는 김정일의 사위를 내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아예 싹부터 도려내기 위해 장성택을 파렴치범 수준으로 몰고간 것이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