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한국의약품도매협회’(www.kpwa.kr)라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하죠. 다만 제약사에 종사하는 분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이 의약품 도매상들에게 치를 떱니다.

대단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정의가 통용되지 않는 곳이라고도 합니다.

얼마전 한국의약품도매협회가 제약사인 한독의 제품 유통 거부에 돌입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독이 의약품 도매상들의 유통마진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전국 의약품 도매권을 갖고 있는 도매상들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제약사 영업사원은 이럽니다.

“내리라 하면 내려야 하고, 올리라 하면 올려야 하죠. 자칫 잘못 보였다가는 유통채널이 꽉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급기야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4일 긴급 이사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의 한독 제품 유통 거부를 제약사 ‘길들이기’로 간주하고 모든 제약협회 회원사들과 함께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제약협회는 이날 “자신들의 유통마진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독 제품의 유통을 집단 거부하는 것은 제약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침해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이며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불법적 실력행사”라고 밝혔습니다. 또 “개별 회사의 유통 마진이 적정한가 아닌가 하는 차원의 범위를 벗어나 단체행동을 통해 제약업계 전반에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고자하는, 매우 심각한 제약기업 길들이기 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사장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매업체들에게 정상적인 유통마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도매협회의 이번 집단행동이 매우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밝힌 한독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회원사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압력에 대해 모든 회원사들의 의지를 모아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약업체에 일하는 분들은 도매상들의 이런 행위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일부에서는 제약 유통 채널을 장악한 의약품 도매상들의 세금 탈루 의혹까지 얘기합니다.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곳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