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우리나라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할 경우 국내 농축수산업 분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일본 등 12개 TPP 참여국과 우리나라의 농축수산 분야 교역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총 194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수출은 총 38억9000만 달러, 수입은 155억 달러로 농축수산 분야의 무역수지는 116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품목 관세 철폐와 예외품목 사전금지 등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전제로 한 TPP에 참여하면 농축수산 분야의 적자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등 아직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와 교역액이 전체의 43.5%(84억3000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어 무역수지 악화를 심화할 공산이 크다.

특히, 호주산 쇠고기 등 축산물과 밀·옥수수·콩 등 곡물류의 수입이 증가해 축산 농가와 밭작물 재배 농가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7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은 국내 농축수산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FTA를 체결한 국가도 TPP 논의 과정에서 추가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TPP 협상 관련 공청회에서 “미국이 TPP 가입 조건으로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쌀 관세화 이후 관세 인하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칠레 등이 농수산물 전면 개방을 압박해 올 텐데 우리가 여기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는 TPP 참여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는 TPP 참여에 반대 성명을 내고 “TPP에 가입하면 농업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TPP 협상에 농업계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