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ㆍ안상미 기자]정부가 기업은행 지분 매각으로 2650억원의 세수를 확보했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 주식 2324만주(지분율 4.2%)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총 2650억원에 매각했다고 27일 밝혔다.
주당 가격은 1만1400원으로 전일 종가인 1만2000원 대비 5% 할인됐으며, 2008년 이후 정부의 평균 취득가 7968원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당초 매각 공고를 낼 때만 해도 매각물량 규모가 15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 수요가 몰리면서 이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기업은행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매매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범국 국고국장은 “올해 예산에 반영된 기업은행 지분 매각을 위해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왔으며, 최근 주가가 1만2000원 내외에서 안정적인 시세를 형성하는 등 여건이 조성되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월 해외 기업설명회를 실시해 매각여건을 점검했으며, 7월에는 매각기본 방향을 의결한 바 있다. 증시 여건이 호전되면서 이달 들어서는 거의 매일 시장 점검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를린치, JP모건 등 4개사다.
이번 매각으로 정부가 보유한 기업은행 지분은 보통주 기준으로 기존 68.8%에서 64.6%로 낮아졌다. 매각물량은 내ㆍ외국인에게 각각 5대 5의 비율로 배분됐다.
곽 국장은 “올해 세수확보는 물론 향후 잔여 정부지분 매각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기업은행 주가도 대기물량 부담 해소와 유통물량 증가로 점차 적정가치를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예산안에 반영된 기업은행 매각규모는 1조7000억원(범정부지분 50%+1주를 제외한 잔여지분)이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시장 여건을 고려해 내년 3월 이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