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아프면 ‘폭망’…‘텅장’이 걱정일 때 나는 양치질을 했다[우리사회 레버넌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소설가이지만 소설만 쓰는 소설가가 되기까지 14년이 걸렸다. 33살이었던 2007년, 앞으로의 5년과 10년 뒤의 모습도 어느 정도 구체화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때였다. 출판사에서 나왔다. 다른 사람의 글을 만지고 있기보다 오래도록 벼려왔던 꿈인 소설가가 스스로 되기로 했다. 그 선택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고달플지는 차마 알지 못했다. 김호연 작가는 1974년생이다. 올해 50살인 그가 ‘방구석에서 소설만 써도 된다’는 보증수표를 받은 것은 100만부 넘게 팔린 ‘불편한 편의점’을 펴낸 2021년으로, 불과 4년 전이다. 30대 초반에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던 6년의 무명시절을 견디고,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상 우수상도 받았지만 그 이후로도 부업을 해야만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우쭐해지지도, 쉽게 부화뇌동하지도 않을 나이인 4
2024.07.18 10:01“게임중독, 학폭당한 약골…지금은 체육관장” 주지떼로 안태영[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 20년도 더 넘은 겨울, 중학교 졸업식을 치른 안태영 소년. 부모님 몰래 방바닥에서 팔굽혀펴기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한 번도 채 성공하기 어렵다. ‘약골’이었던 안씨 인생의 첫 운동이었다. 그때 안씨에겐 점심시간에 축구라도 함께 할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친구는커녕, 쉬는 시간이면 안씨를 학교 뒤편으로 불러 얼굴에 멍이 들 정도로 때리고 발로 차는 이들뿐이었다. #. 격투기 선수가 되기 위해 아마추어 경기에 처음 출전한 고등학생 안군
2024.07.11 10:01“우리 교실엔 ‘왕따’ 없다”… ADHD 교사 이신애의 ‘원칙’[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나도 이제 이름표가 있다.” 인천 연학초등학교 교사 이신애(33)씨는 3년 전,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가 당시 느낀 감정은 ‘해방감’. 그간 이씨를 괴롭혔던 가장 큰 짐은 ‘문제의 원인’ 조차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랬던 이씨에게 ‘ADHD 진단’이 내려진 것은 ‘이제는 이것만 해결하면 된다’는 역설적 안도감이었다. 이씨는
2024.07.04 10:01“그날 우리는 서로가 무척 닮았다는 사실을 알았다”…36년 기다린 만남[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네덜란드 입양인 수잔(Suzanne Van Kooij·수잔너 판 꼬이)은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20일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수잔, 어머니를 찾았어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수잔은 믿기지 않았다. 그토록 보고 싶고, 만나고 싶던 엄마를 찾았다니. 별안간 극도의 긴장감이 들었다. 경찰이 찾았다는 친엄마와의 만남 일정은 6일 뒤로 잡혔다. 수잔은 전화를 받은 그 순간부터 재회 직전까지 혹여 ‘엄마가 마음을 돌려 안 나오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2024.06.28 14:33“폭행 교사 눈앞에서 투신, 자퇴…10년 만에 학교로” 이 교사가 돌아온 이유[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함부로 남을 비웃지 않았으면 좋겠다.’ 1996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이윤승(44)씨는 5층 교실 창틀에 서서 이렇게 생각했다. 수업이 한창이던 오후였다. 이씨는 곧장 뛰어내렸다. 이씨 뒤엔 교사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엔 이씨가 공책에 끄적인 습작 글이 들려 있었다. “수업도 안 듣고 니까짓 게 무슨 글을 쓰느냐”며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앞에서 이씨의 글을 읽어내렸다. “엎드려 뻗쳐!”라는 고함과 폭행이 이어졌
2024.06.25 10:01“그날,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우동이 필연이 된 순간[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후루룩’ 우동 한 가닥을 빨아 당기자 쫀쫀하고 탱글한 면발이 입 안 가득 찼다. 식당이 수시로 문을 열었다 닫는 서울 강남에서 12년째 우동을 팔고 있는 ‘기리야마 본진’의 자루 우동이다. 단지 우동 한 그릇일 뿐이지만, 이 우동에는 수많은 우연이 겹쳐있었다. 24년 전, 신상목 대표가 일본 오쿠타마에서 우동집 ‘기리야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외교관으로 파키스탄 대사관에 부임해 폭탄 테러를 눈앞에서 목격하지 않았더라면,
2024.06.18 10:012중 약자 필리핀 아내 “그는 내 삶을 망치로 파괴했다” [우리사회 레버넌트]
아이들 앞에서 둔기로 폭행 10년간의 남편폭력 트라우마 아이들 위해 일어서려 노력 “지금처럼만, 되찾은 일상 감사”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된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쾅쾅쾅….’ “문 좀 열어보세요. 경찰입니다.” 올해 1월 13일 오후 10시50분께 서울의 한 빌라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가정 내 큰 싸움이 일어난 것 같다는 이웃의 신고에 경찰이 출동한 것이었다. 집으로 들어선 경찰에게 A씨의 남편은 ‘돌아가라’며 짜증을 냈고, 아내인 필리핀 여성 A씨는 ‘괜찮다’는 말
2024.06.14 11:38노숙자가 내민 식판에 울컥...마약인생 끝낸 반전의 순간 [우리사회 레버넌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마퇴본) 중독재활센터장. 이 직함으로 올해 정년을 맞아 퇴임을 앞두고 있는 박영덕(60) 센터장. 그는 “한 번도 이 직장을 회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저에겐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준 곳”이라고 밝혔다. 16살에 가출,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20여 년간 필로폰 등 여러 마약을 투약했던 그는 마흔 살이 되면서부터 마약중독자의 재활을 돕는 일을 시작하며 20년을 단약해 왔다. 사람이 180도 달라지려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그 일은 2002년 서울역에서 벌어졌다. ▶“중2 때 시작한 본드, 필로폰까지 이어져”=마약 중독, 당뇨, 우울증, 자살시도가 연이은 그의 삶은 결국 서른여덟 살에 서울역 신문지 한 장 위의 인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른 노숙자가 와서 자리를 내놓으라며 발로 차도 한마디 응수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기력이 달렸다. 발길질에 비척대며 일어나 다른 곳으로 신문지를 옮겨야만 했다. 그
2024.06.14 11:14눈 앞에 훅 들어온 ‘그 더러운 손’…도박·마약 인생이 뒤집힌 날[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 이 직함으로 올해 정년을 맞아 퇴임을 앞두고 있는 박영덕(60)씨는 “한번도 이 직장을 회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저에겐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준 곳”이라고 밝혔다. 16살에 가출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20여년간 필로폰 등 여러 마약을 투약했던 그는 마흔살이 되면서부터 마약중독자들의 재활을 돕는 일을 시작해 20년을 단약해왔다. 사람이 180도 달라지려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 있어야 한다. 그 일은 2002년 서울역에서 벌어졌
2024.06.11 10:01“6년간 방에 갇혔던 내가 영화 출연까지”…은둔·고립 청년 생환했다[우리사회 레버넌트]
[우리사회 레버넌트] ‘바닥’에서 ‘반전’은 시작됩니다. 고비에서 발견한 깨달음, 끝이라 생각했을 때 찾아온 기회. 삶의 바닥을 전환점 삼아 멋진 반전을 이뤄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면, 레버넌트(revenant·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반전의 실마리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수동적으로 살았어요.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어요. 그렇게 스스로를 옭아맸어요. 집안에 박혀있으니 6년이 흐르더라고요. 웃긴 것은 저를 방안에 가둔 계기였던 부모님이 저를 방 안에서 탈출시켜 주더라고요.” 28세 K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부터 은둔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빠져나오려고 몸부림도 쳤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다.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우울함과 고립감은 갈수록 그를 파고들었다. 사람과 관계 맺을 수 없다
2024.06.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