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수석대표, 종전선언 등 논의
서해 피격에는 “충격적인 사건” 언급
이도훈 “최근 대화 중 제일 좋았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반도 외교 증진을 위한 건설적 방안들을 논의했다며 “한미뿐만 아니라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비건 부장관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 협의를 마친 뒤 “한반도 및 한미관계와 관련한 여러 이슈를 논의했다”며 “오늘 우리가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없다. 미국과 한국은 우리끼리 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준비됐을 때 그들과의 논의에 계속 열려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외교에 대한 전념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달성과 비핵화 성취,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다는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했던 ‘종전선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비건 부장관이 직접 ‘북미관계 정상화’를 언급한 것은 지난 2018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지난해 스톡홀름 북미실무협상 결렬 이후 오랜만에 나온 구체적인 표현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전선언 제안 직전에 이뤄진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해 비건 부장관은 “서해에서 있었던 (한국)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도 물론 논의했다. 한국 국민,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 깊이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협의 전 “종전선언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던 이 본부장은 "지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대화를 어떻게 재개를 할 것인가, 또 그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 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대화 중 제일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낸 그는 “앞으로도 지금 상황이 그러하듯이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건 부장관과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과 계기를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