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급 원활” VS “시기상조” 갑론을박
외교부 “다른국가 대량 지원 당분간 어려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며 ‘마스크 5부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 마스크의 해외 지원 여부를 두고 정부 내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고위급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마스크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언급까지 했지만, 일선 부처에서는 “국내 마스크 수급도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1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외 마스크 지원을 위한 반출 승인 요청이 정부 내에서도 많은 상황”이라며 “이미 외교부에서 신청한 재외국민용 방역 마스크 반출에 대해서는 승인이 난 상태이고, 다른 정부ㆍ시민단체에서 요청해온 사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유럽 지역 내 교민을 위한 마스크 반출 승인이 이뤄져 외교부가 각 공관을 통해 국산 방역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경우에도 최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방역마스크 반출 승인이 이뤄지는 등 각국 내 교민 지원용 마스크에 대해서는 반출 허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방역 마스크의 해외 유출이 이어지자 지난 2월 마스크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표하고 사실상 해외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예외로 인도적 차원에서의 수출이 가능하긴 하지만, 사전에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해외에 거주 중인 가족을 위해 개인적으로 발송하는 마스크 역시 수량 제한이 엄격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되고 공적 마스크 판매처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며 해외 지원 논의는 속도를 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에 마스크를 수출·지원하는 방안을 알아보라고 외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급의 지시에도 일선 부처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전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해외 마스크 지원 논의에 대해 “정부 내에서 관련 부서가 조금 더 협의해봐야 할 사안”이라며 “참전용사에 대해서는 요청이 있어 검토 중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아직 지원 논의가 구체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 역시 “해외 교민을 위한 마스크 지원도 그간 국내 수급 사정 탓에 말조차 꺼내기 힘들었다”며 “지금도 한정된 수량 안에서 제한적으로 교민에게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다른 국가에 대량 지원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