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에서 정권이 교체된 뒤에야 수용소에 갇혀 있는 정치범들이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2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김정은 일가에 대한) 숭배 지도체제가 완전히 붕괴된 뒤에야 8만∼10만명인 정치범들이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를 전담하기는 하지만, 유엔 고위 관리가 유엔 회원국인 국가의 정권 교체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인권문제 조사를 위해 최근 일본을 방문한 다루스만 보고관은 “사실상 (김정은 체제가) 교체 또는 제거되거나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 뒤에야 그 일(정치범 석방)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지난해 2월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큰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까지의 유엔에 제기됐던 북한 인권 개선 요구안 등에 대해서는 “수사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COI 보고서의 권고 내용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결국 중국도 어느 단계에 가면 국제사회로부터 공통적으로 제재를 받는 정권과 지속적인 관계를 갖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이와 함께 COI 보고서가 유엔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하기 전에 북한 외교관들이 찾아와 “결국 더 강경한 이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보고서의 일부 문구 삭제를 요구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유엔은 COI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북한인권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3월과 11월 인권이사회와 제3위원회에서 각각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연말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정식의제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