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첫 개최 국내 최장수 영화제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채무 8억원 넘어
지난해 12월 파산 선고, 회생도 어려워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국내 최장수 영화제 대종상영화제의 올해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주최 측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가 8억이 넘는 채무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해서다.
총연합회는 지난달 31일 “지난 24일 파산 선고 취소 항고심이 기각됐다”며 “지난해 12월 파산 선고에 이어 약 9개월간 회생을 위해 노력했으나 주 채권자의 부동의로 결국 파산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총연합회에 대한 파산을 선고했다. 단체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총연합회의 회생 신청으로 절차에 들어갔으나 회생안이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절차 기간 발견된 채무까지 합하면 모두 8억원이 넘는다는 전언이다.
총연합회는 “8억원을 넘는 채무는 회원의 회비와 기부금 등으로 유지되는 비영리법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법원의 기각 판결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총연합회의 파산으로 대종상 시상식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총연합회는 “제60회 올해 대종상은 안정적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윤호 총연합회 회장은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총연합회의) 파산 결정이 나더라도 영화인들이 존재하는 한 대종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12월 대종상영화제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종상영화제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국내 3대 영화 시상식으로 불린다. 1962년 당시 문공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시작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다. 이를 이어 받은 총연합회가 1992년부터 열어 왔다. 다만 심사 공정성 논란과 수상자 불참, 대리 수상 등으로 파행을 겪으며 위상이 추락했다.
지난해 시상식에는 이병헌, 최민식 등 수상자 10여명이 대거 불참했다. 2015년에는 남녀 주연상 후보 9명 전원이 불참하는 등 그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