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여중생의 말만 믿고 붙임머리를 시술해준 미용사가 학생의 부모와 갈등을 겪은 일이 알려졌다.

붙임머리 전문 미용실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1일 여중생 2명에게 예약 문의를 받았다. A씨가 학생에게 문자 메시지로 "미성년자는 반드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자 학생은 "둘 다 동의받았다"고 답했다.

다음 날 학생들은 "아파서 조퇴하고 왔다"며 오전 일찍 가게에 방문했고 A씨는 의아했지만 재차 부모 동의 여부를 묻고 오후 3시까지 붙임머리 시술을 진행했다.

시술 중에도 A씨는 학생들에게 "부모님 동의 받았냐"고 거듭 확인했고 학생은 "아빠가 할부하라고 하셨다"고 대답했다. 비용은 각각 44만원, 40만원이었고 시술 후 학생들은 각자의 부모님 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한 학생의 엄마 B씨였다. B씨는 "애들이 허락받은 적 없다"며 "지금 결제한 거 때문에 애 아빠가 난리 났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학생이 "학원 교재 사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카드를 받아왔던 것이었다.

[JTBC '사건반장']

B씨는 "부모 동의 없이 결제됐기 때문에 취소를 해주셔야겠다"고 요구하며 "부모 동의 없이 결제된 것을 환불해 주지 않으면 법적으로 사기죄가 된다고 하더라. 아이 머리 떼는 비용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매장에 직접 찾아와 영수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결국 환불 처리를 해줬다.

하지만 환불 후 상황은 더 악화했다. A씨가 속상함을 토로하려고 인터넷에 올린 글을 B씨가 보게 되면서 댓글 창에서도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억울했던 A씨는 JTBC '사건반장'에도 사연을 보내 의견을 물었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만약 아이들이 처음부터 의도했다고 하면 아이들이 불법행위를 한 걸로 볼 수도 있다"며 "아이들의 불법행위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이 시술을 받고 돈을 안 낸 것이기 때문에 A씨가 불법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부모들에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양지열 변호사는 "만약 학생이 비싼 옷을 샀다고 가정한다면 간단한 일이다. 옷을 돌려주고 돈도 돌려주면 끝나는 사건"이라면서도 "문제는 미용사의 노고와 재료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 돈은 별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자이니 계약은 무조건 취소하고 시술 비용을 환불해 주는 게 맞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미용사 노고의 대가가 아이들의 거짓말 때문에 생긴 것이니 그에 대해 별도로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보호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