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0억원 CEO,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한 사연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연 매출 100억원의 요식업계의 큰 손 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57) 씨가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겪은 고초를 털어놨다.

22일 방영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이씨는 조선인민군 간호장교 중위 출신으로, 11년간 북한군으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때 시집을 갔으나,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 등으로 약 6개월만에 집을 나와 ‘꽃제비’(거지)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탈북을 결심,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의 나이 40세인 2007년 한국 입국에 성공했다.

이씨는 “나는 남편이 많다”며 “북조선, 중국, 남조선에 각각 한명씩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 결혼해서 살다가 중국으로 건너와 인신매매로 팔려 가 결혼은 안 했지만 남편을 맞았고, 한국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남편이 있었던 셈”이라고 했다.

이씨는 “남한의 남편은 하늘의 천사”라며 북한 남편으로부터 당한 가정폭력 내용을 상세히 털어놨다. 이씨는 “북한에서는 무조건 남자가 위”라며 “북한 남편이 생일날 친구 4명을 데려와 술대접했는데, 술이 떨어지자 앞에서 ‘이 간나XX’라며 앞에서 보란듯 나를 연탄집게로 때렸다”고 했다. 또 “시어머니는 거지 같은 게 시집와서 우리 집에 복이 없다고 하더라. 가난의 화풀이 대상이 됐다”고 했다.

이씨는 “돌이켜보면 꽃제비 생활을 한 30대 나이가 제일 아깝다”며 “한국 30대 엄마들 보면 아주 처녀들이다. 그렇게 예쁜 시절을 우리는 거지로 살았다”고 했다. “삶의 무게를 버티기 힘들었던 여성들이 많이 탈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