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결승선 코앞에서 이른 세리머니를 했다가 역전을 당해 금메달을 놓친 한국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대표팀 정철원(안동시청)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철원은 4일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리고 이같이 밝히며 "같이 경기를 했던 선수들과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저의 행동에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면서 "국가대표로서 항상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정철원은 결슬성 바로 앞에서 대만에 역전을 허용,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만 해도 선두를 달리던 한국은 대만과 불과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 앞에서 허리를 펴고 두 팔을 번쩍 들며 세리머니에 나선 탓이었다.
그 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을 쭉 내밀며 정철원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으로 착각하고 태극기 세리머니에 나섰던 한국 선수들은 뒤늦게 공식 기록을 확인한 뒤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울먹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시상식에서도 웃지 못한 정철원은 "제 실수가 너무 크다. 제가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