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가 새로운 역사를 쓰려한다.’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장으로 당선된 오성운동(M5S) 소속 비르지니아 라지(37)를 두고 현지 언론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2500여년 로마 역사에 최초의 여성 지도자 등장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라지 시장은 평범한 이탈리아 가정에서 태어났다. 1978년 로마시 아피아-라티노 지역의 산죠반니 태생으로 학창시절을 로마에서 보냈다. 대부분의 삶을 로마에서 보낸 토박이다. 성인이 된 후엔 로마 제3대학에서 법학을 전공, 사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개인정보법 관련 분야를 특화시켜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2011년 현재 소속 정당인 오성운동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오성운동은 신생정당으로 ‘깨끗한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좌-우 대립이 심한 이탈리아 정당에 환멸을 느끼는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창당했다.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을 뜻하는 다섯개의 별을 정당의 기치로 내걸었다.
부패한 관료 조직과 행정 체계가 불만이었던 라지에겐 매력적인 정당으로 다가왔다. 라지는 오성운동에 입당한 후 2013년부터 로마 시의원으로 일하며 교육과 환경 문제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
특히 라지는 오성운동이 강조하는 11가지 정책을 통해 로마를 변화시킬 계획이다.
7살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라지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소박한 시민이란점을 부각시키며 로마 시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는 소개글을 통해 가족애와 로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라지는 당선 직후 “일부가 아닌 모든 로마 시민을 위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로마 시정을 겨냥해 “법을 통해 투명한 로마를 만들겠다”라고 변화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