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화제와 논란을 몰고 다니는 중국 기업 샤오미도 미래 먹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제품과 드론까지 내놓을 뜻을 밝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3일 중국의 IT 전문 매체 마이드라이버스는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의 외신 인터뷰를 인용해 샤오미가 이달 안으로 드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류 더 샤오미 공동설립자 겸 부회장도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컨퍼런스(GMIC)에 참석해 드론은 물론 VR 및 AR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VR과 AR은 샤오미가 올 한해 연구와 생태계 투자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분야다. 샤오미의 VRㆍAR 제품은 올해 중으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나 오큘러스 제품과 같은 헤드셋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지 언론은 샤오미가 중국 VR 스타트업 1~2곳을 사들여 이들의 개발품을 샤오미 브랜드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샤오미는 드론 출시에도 1년여 이상 공을 들였다. 리모컨 컨트롤 등 드론 관련 특허만 2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출된 특허 중 하나는 샤오미의 웨어러블 기기 ‘미밴드’를 이용해 드론을 조종하는 내용을 담았다. 드론을 띄우는 것은 물론 방향 조종과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하다.
‘가격 파괴자’ 샤오미가 시장에 뛰어들 경우, 드론의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드론 가격은 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레저용의 경우 10~7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샤오미는 100달러(약 12만 원) 선에서 드론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중국 기업 DJI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후발주자 샤오미가 가격 경쟁력으로 두각을 나타낼 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
덧붙여 샤오미는 단거리 교통수단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신제품은 나인봇의 전동 스쿠터나 아이라이딩의 스마트 자전거를 참고한 형태가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예상했다. 다만, 류 부회장은 샤오미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각종 카피캣 제품으로 인지도를 쌓은 샤오미는, 특허권 분쟁의 위험 탓에 글로벌 행보가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각국에선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은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입지마저 위축됐다. 글로벌 강자로 자리잡은 화웨이에 밀리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로컬 업체들에 치이는 상황. 위기감을 느낀 샤오미는 특허권 확보에 나서는 한편, 카피캣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샤오미가 ‘짝퉁 기업’ 오명을 떨쳐내고 ‘좁쌀’ 열풍을 재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