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가 절반이 지났는데도 조선업황 개선까지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겨울’이다. 도크 폐쇄를 넘어 사업장 폐쇄까지도 고민해야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2018년 이후에야 업황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 아직 ‘바닥’이 아니란 얘기다.

▶ 빅3, 2Q 수주 ‘제로’=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국내 빅3 조선사들은 단 한척의 수주 실적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 수주 관련 협상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최종 수주로 이어지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선박 건조에 따른 비용 지불 과정에서 조선사들은 발주처로부터 계약금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받게 되지만, 신규 수주가 씨가마르면서 수주에 따른 2분기 매출 증가분은 전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빅3 조선사들은 기존에 수주했던 잔고 물량 일부를 매출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집계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빅3, 2분기 수주 ‘제로’… “2018년 이후에나 정상화”

올해 1분기 빅3 조선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손실 263억원을 기록해 직전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업황 악화가 장기화 되고 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해 2분기는 1분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될 공산이 커졌다.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은 2월에 1척, 3월에 2척을 수주했지만 2분기에는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1분기에 2척의 물량을 수주했지만 2분기에는 수주가 전혀 없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수주가 ‘제로’다.

김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1분기 실적은 정유부문 호조와 엔진부문의 깜짝 실적 덕분이었다. 2분기 실적은 수주 재개 여부에 달렸는데 아직은 실적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8년에야 ‘정상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오는 2018년 이후에나 조선업 업황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16일 ‘2016년 1분기 조선·해운 시황’ 보고서에서 “올해 수주량 및 수주액은 전년대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2017년에 큰 폭의 회복을 보인 후 본격적으로 수주시황이 정상화되는 것은 2018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업화 악화 이유로 저유가를 꼽았다. 연구소 측은 “저유가 기조로 인한 에코십과 해양플랜트의 수요 위축으로 주요 시장의 발주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규제 회피를 위해 선발주 물량까지 지난해에 앞당겨 발주돼 올해 수요는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주 잔고 물량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분석도 연구소는 내놨다. 연구소는 “통계상의 허수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일감은 2년치 이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주 잔량은 지난 4월초 기준으로 275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6.2% 줄어든 것이고, 올해 초 대비로는 11.1% 줄어든 수치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