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핵심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좌초 위기에 놓이면서 경제 전문가들도 혹평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3명의 경제전문가를 상대로 아베노믹스에 대해 점수를 매겨 달라고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4.6점의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조사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완화 △기동적인 재정정책 △규제 완화 등 아베노믹스가 쏜 ‘3개의 화살’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물었다. 그 결과 특히 구조 개혁에 대한 평가가 4점으로 낮았다.
첫 번째 화살과 두번째 화살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듯 했다. 일본은행은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취임한 이후 과감한 금융완화로 엔저를 유도하면서 수출 기업 실적이 개선돼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닛케이 지수는 아베 총리 집권 무렵 1만포인트 수준에서 지난해 7월 2만포인트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업의 이익 증가는 설비투자나 신기술 개발, 노동자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물가 상승을 적용한 임금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떨어진 점, 2014년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개인 소비가 2년 동안 줄어든 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12년에서 2015년까지 고작 2.8% 상승한 점(이전 3년 성장률은 6.4%) 등을 문제의 신호로 꼽았다.
아키아 마카베 신슈 대학 경제학 교수는 “주식 시장이 활황일 때 규제완화 같은 구조개혁이나 세제 개혁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것이 중장기 성장을 방해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지지도 낮아지고 있다. 니케이 신문과 TV 도쿄가 지난 2월 26~28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아베노믹스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관련 조사를 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1%만이 아베노믹스를 지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