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이슬기 기자] 어렵게 서류 통과해도 시작에 불과하다. 면접장 앞, 연신 물을 마시고 머릿속에선 예상 질문과 답변을 수없이 되뇌지만, 덜덜 떨리는 무릎을 어찌할 수 없다. 미칠듯 긴장되지만, 또 긴장한 티도 낼 수 없는, 다신 겪고 싶지 않을 면접장의 찰나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또 경험하고 있는 순간들이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명찰을 달고 면접장 앞에 섰다. 새로 도전하는 정치신인은 물론, 현역도 예외 없다.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심지어 면접을 담당하는 면접관도 예외 없다.

다시 사회 초년병으로 돌아간듯 새누리당 당사 앞 대기실에는 마른 침을 삼기는 이들이 줄을 섰다. 면접을 기다리는 이들 표정도 낯설지 않다. 우리가 모두 겪는, 이 시대 구직자라면 모두가 지었을 표정이다.

[팝콘정치]면접장 앞 줄 선 與 후보들, “커닝 좀…”, “긴장되네”…이젠 취준생 마음 알까요?

지난주말 면접에 참석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면접을 앞두고 대기 중인 후보들과 악수를 했다. 한 후보가 “면접 때 뭘 물어보겠느냐”고 묻자 “글쎄요 저도 커닝을 못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원 원내대표의 답변에 이 후보는 “이따 나와서 저도 커닝 좀 해주세요”라고 응대했다. 주고받은 농담이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긴장감이 깔렸다.

면접을 기다리는 후보들은 “긴장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름표를 달고 기다리는 정치인들은 호명될 때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가 자기소개를 하고 질문에 답했다.

면접을 마친 후보들은 호평이 많았다. “날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 등이다. 이 나름대로 ‘정치혁명’이라면 ‘정치혁명’이다. 물론 이 같은 호평은 면접을 잘 마친 이들의 자신감이리라. 원래 면접은 그렇다. 면접 때 울면서 나아봐야 진정 취준생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눈물 쏙 빠지게 날카로운 면접이 오간다면, 아마 후보자뿐 아니라 여론도 이 면접을 ‘정치혁명’이라 부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