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6ㆍ25전쟁에 참전하고 주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며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는 등 오랜 기간 한국과 인연을 쌓은 미국인이 한국땅에서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20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 묘역에 안장된 미국인 버나드 J. 델라헌티(91) 씨.

그의 마지막 길에는 여생을 함께한 아내 등 유가족과 20년 넘게 주한 미군 부대에서 함께한 옛 직장 동료 등이 참석했다.

1925년 영국 남서부의 해안도시 플리머스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6ㆍ25전쟁, 베트남 전쟁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에 17세로 영국군에 입대했다. 영국 육군의 글라이더 연대에 배치돼 노르망디 등에서 펼쳐진 연합 공수작전에 투입됐다 사로잡혀 다치기도 했다.

1947년 미국에 이민을 갔고, 그 이듬해 미국 육군에 입대해 복무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미군 2사단 중위로 6·25전쟁에 참전해 전장을 누비다가 종전 직전에 부상, 121일간 입원했다.

퇴원 후 전쟁 범죄 조사관으로 근무하며 한국에 머물다 1954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특수부대 장교로 미국과 독일에서 근무했고, 1970년 2월에 소령으로 전역했다.

이후 1980년 주한 미군의 교육지원담당관이 돼 목숨을 걸고 지켜낸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3년에 은퇴한 그는 제2의 고향과 다름없는 한국의 발전을 늘 관심 깊게 지켜 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기념공원 관계자는 “고인의 장례식이 18일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렸다”며 “주한 미군의 요청으로 고인이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