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여성 직장인 2명 중 1명은 직장 생활 중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여성 직장인 71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중 성추행을 포함한 성희롱 당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4%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당한 성희롱은 ‘몸매 등 외모 관련 발언(63%, 복수응답)’이었으며 뒤 이어 ‘듣기 불편한 음담패설(51.8%)’, ‘과도한 신체접촉(37.8%)’, ‘술 시중 강요(25.5%)’, ‘성적 사생활 질문이나 소문(24.9%)’, ‘노골적 시선 보냄(21.6%)’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 묶어보면 음란한 농담 등 ‘언어적 행위(78.6%)’가 가장 많았고, 신체적 접촉 등 ‘육체적 행위(17%)’, 외설적 사진을 보여주거나 노출시키는 등의 ‘시각적 행위(4.4%)’도 있었다.
성희롱을 당한 장소는 ‘회식 등 술자리(57%,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오픈된 사무실(53.7%)’, ‘휴게실, 회의실 등 사내 밀폐공간(18.9%)’, ‘출장 등 외부 업무장소(13.4%)’ 등을 꼽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성희롱 가해자는 ‘상사(73.7%, 복수응답)’와 ‘CEO 등 임원(30.4%)’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응답자의 17.3%는 이 같은 상사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대처 방법으로는 ‘표정 변화 등 소극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했다(43%, 복수응답)’, ‘농담 등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35.3%)’, ‘모른 척 했다(29.3%)’ 등 소극적인 대응이 대부분이었다.
응답자의 56.4%는 성희롱 당한 사실을 이후에도 그냥 묻어뒀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응답자들은 ‘어차피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64.1%, 복수응답)’, ‘오히려 이상한 취급을 받을 것 같아서(39.3%)’, ‘당사자와 껄끄러운 관계를 원하지 않아서(38.3%)’, ‘성희롱인지 아닌지 애매해서(30.6%)’, ‘증거불충분 등 증명이 어려워서(25.2%)’ 등을 들었다. 주변에 알리는 등 대응을 하더라도 가해자가 처벌을 당한 경우는 5.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91.2%가 직장생활 중 당한 성희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부정적인 영향은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게 됐다(60.7%, 복수응답)’이었고 다음으로 ‘우울감 등 부정적 기분상태가 지속됐다(49.8%)’, ‘애사심이 낮아졌다(48.9%)’, ‘일에 대한 집중력이 감소했다(27.6%)’, ‘사내 대인관계에서 위축됐다(23.4%)’ 등이 이어졌다. 이중 22.5%의 응답자는 성희롱을 당한 후 퇴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응답자들은 절반 이상(56.3%)이 ‘가해자 처벌 강화’를 꼽았다. 이밖에 ‘사업주 의무 불이행 시 처벌 강화(16.8%)’, ‘예방교육 및 제도 마련(14.4%)’, ‘신고, 상담 전담기관 확충(9.4%)’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