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사재를 출연할 뜻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국 삼성이 삼성엔지니어링 정상화의 절반이상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유상증자 참여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 손으로 살린다”...강력한 의지 표명

이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1조2000억원. 먼저 우리사주 조합에 20%, 약 2400억원이 배정된다. 현재 주주인 삼성계열사들이 남은 9600억원 가운데 22%, 역 2112억원을 배정받게 된다. 이 부회장이 최대 3000억원을 인수하면 일반 주주들의 몫은 4488억원에 그친다. 실권주는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총액 인수 개념으로 가져갈 전망이다. 결국 삼성이 총 1조2000억원 가운데 최대 6400억원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다. 절반 이상의 책임을 지는 셈이다.

관건은 외국인과 국민연금이다. 현재 외국인 보유 지분은 10% 내외, 국민연금도 4%대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초 부정적이던 기관투자자들도 이 부회장의 증자 참여 소식에 고무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그룹 차원에서 삼성엔지니어링 회생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며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대량실권주 발생 우려가 한층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룹에서 증자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라며 “자본잠식액이 4천억원 미만인 만큼 증자 후 재무 안전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또 앞으로 대규모 수주 계획 발표와 경영설명회 등을 통해 증자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사주조합에는 20%의 증자 물량이 배정돼 직원 1인당 5천만원 안팎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