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부산 ‘총기탈취’ 사건의 범인인 홍모(29) 씨가 우체국 현금을 털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흥우 부산진경찰서장은 4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의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서장은 “홍 씨는 사업자금을 마련하려고 해운대구의 한 우체국에서 현금을 강취하기로 결심, 실내사격장 권총을 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홍 씨는 2년 동안 미용실을 운영했지만 영업 부진 등으로 3000만 원 상당의 빚이 있는 상태에서 약 3개월 전 미용실 영업을 그만두고 선배와 함께 식당 개업을 준비하면서 3000만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홍 씨는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 씨는 지난달 말 해운대구 한 시장에서 흉기를 훔치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범행 대상인 실내사격장의 위치를 확인했다. 범행 이틀 전인 1일 권총을 탈취하려다 남성을 포함한 직원 2명이 있어 범행을 포기했다.
이 서장은 “홍 씨가 5일께 우체국을 털 계획이었다. 공개 수배된 사진을 본 선배의 연락으로 자신의 범행이 들통 난 것을 알아챘다”고 말했다. 앞서 홍 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사업 실패로 자살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홍 씨는 3일 오전 9시20분께 우체국을 털 때 얼굴을 가릴 도구와 흉기를 들고 사격장에 들어가 10발씩 2번을 쏜 뒤 여주인 전모(46)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후 사격장 뒷문 사다리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건물 사이 통로에서 옷을 갈아입고 범행에서 사용한 흉기와 점퍼, 신발, 가방 등을 버린 뒤 양정로터리를 경유해 수영구 망미동까지 이동했다. 낮 12시55분께 망미동에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구 송정의 한 아파트로 이동한 뒤 다른 택시를 타고 기장군 일광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청강사거리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청강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수십대를 검문했고 이 과정에서 택시 뒷자석에 타고 있던 홍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범행 4시간 만에 홍 씨를 검거하고 총기와 실탄을 모두 회수했다. 앞서 경찰은 사격장 내 CCTV 분석 중 용의자가 출입한 사실을 확인한 뒤 당시 장부에 적었다가 지운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 지문 등을 확보해 홍 씨의 인적사항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