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리비아 정부군과 친정부 무장세력이 북한 인공기를 달고 리비아 반군이 장악한 항구에서 석유 적재를 강행한 유조선을 포위했으며 명령에 불응 시 폭격에 나서겠다며 9일(현지시간) ‘최후통첩’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알하비브 알아민 리비아 문화부장관은 이날 현지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이 유조선이 정박한 동부 에스시데르 항으로 해군 선박 등을 보냈다고 말했다.

알아민 장관은 “마지막이자 결정적으로 말한다. 문제의 유조선이 움직이려고 시도한다면 고철 덩어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장세력 가운데 하나인 ‘리비아혁명작전실’(LROR)도 이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박격포와 로켓탄 발사기를 실은 어선 22척이 이 유조선을 포위했다고 밝혔다.

리비아혁명작전실은 “우리 혁명영웅들이 문제의 유조선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며 “투항하지 않으면 유조선을 폭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기를 내건 문제의 유조선은 ‘모닝글로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8일부터 에스시데르항을 통해 반군세력으로부터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리비아의 알리 자이단 총리와 국방부는 해당 선박이 석유 선적을 강행하면 폭격에 나서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반군측은 “유조선을 해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쟁 선포로 간주하겠다”고 맞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과도정부가 들어섰으나, 반정부 무장세력 일부가 유전·항구를 점령해 독자 석유수출을 강행하면서 이권 다툼과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9일 밤 성명을 내고 모닝글로리호에 석유 선적을 강행한 반군을 비난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모닝글로리’라는 이름으로 운항하는 선박이 에스시데르에서 불법적으로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는 소식에 깊이 우려한다”며 “이같은 행위는 법 위반이자 리비아 국민에 대한 절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