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24일 세계 증시 대폭락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고려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이르면 다음달로 예정했던 금리 인상 시점을 더 미뤄야한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12월도 아닌 내년 3월을 첫 금리 인상 시기로 제시했다.
제럴드 오드리스콜 전 댈러스 연준 부행장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신흥국 경제는 원자재 수출 주도로 성장해 왔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원자재가 약세이다.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그 약세를 과장시켰다”며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위해 너무 오래 기다렸다”며 연준이 인상의 적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원자재 수출 뿐 아니라 전세계 무역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세계경제가 통합되어있다고 생각한다면, 미국 통화정책이 세계 경제에 초래할 결과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앞서 하버드대 교수로 있는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지난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명 기고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은 위험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9월 이후로 늦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최근 금융시장 충격을 파악하려면 금리 인상을 9월 이후로 미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금리 예상 시점을 내년 3월로 늦췄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미 기업연구소(AEI)의 스티븐 올리너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9월 인상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올리너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9월 인상 가능성을 50%로 제시했었다.
연준에서 25년간 일하다 AEI로 옮긴 올리너는 블룸버그에 “금융시장 충격 때문에, 연준이 (예정대로) 9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20%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24일 “올해 언젠가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연내 인상 강행 방침을 시사해 주목된다.
록하트 행장은 이 날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열린 공공연금기금포럼에 참석해 “통화정책의 정상화, 즉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안 어느 시점에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하, 유가 추가 하락 등이 성장 전망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강한 성장이 아닌 완만한 성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그림에서 정상화(금리 인상)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상대적인 저금리 여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준 위원들 중 ‘중도파’인 록하트 행장은 9월 인상을 주장한 축에 속해 있었다.
블룸버그는 다음달 16~17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 앞서 발표되는 소비자신뢰지수(28일), 8월 고용 규모(내달 4일), 소매 판매 실적(내달 15일), 소비자물가 지수(내달 16일) 등의 지표가 연준 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