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시, 한강개발방안 보니 여의도 수변지역에 4000억 투입…접근성·기존계획 연계성 등 들어 정권마다 우선선정 이익 독차지…마곡·암사지구는 상대적 박탈감

한강 관광자원화 개발의 ‘우선협력거점’으로 여의도(여의-이촌권역)가 낙점되면서 같은 수변공간을 가진 다른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라지만 정권마다 반복되는 한강개발사업의 시범지구로 빠짐없이 여의도가 선정되면서 모든 개발 이익을 독차지한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는 1978년과 1986년 진행된 1~2차 ‘한강종합개발’에 이어 1999년 ‘새서울우리한강사업’, 2007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서 사실상 선도지역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이 여의도다. 주차장으로만 활용하던 샛강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여의하류 나들목에 요트문화를 즐길 수 있는 서울마리나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여의도…말로만 지역균형발전

기존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리모델링하면서 여의도를 둘러싼 모든 수변지역이 공원화됐다. 그 사이 여의도 중심부에는 국제금융센터(IFC)와 특급호텔, 쇼핑몰, 영화관 등이 들어서 여의도 특유의 ‘주말 공동화현상’도 사라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집권하면서 여의도는 또다시 한강개발사업의 한복판에 섰다. 서울시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3대 도심 중 하나로 여의도가 포함된데다 한강 관광자원화 개발에도 우선협력거점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63빌딩에는 대규모 면세점이 들어서고, 인근 노량진수산시장은 여의도와 연계한 ‘복합리조트’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여의도는 올림픽대로가 통과하지 않는 유일한 지역으로 생태 여건이 양호하다”면서 “접근성과 유동인구, 기존 계획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개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개발사업의 뒷전에 밀려있는 마곡(마곡-상암권역)이나 암사(풍납-암사-광진권역)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늘 개발하는 곳만 개발하다보니 후순위 개발지역은 낙후지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균형개발을 강조해온 서울시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이에 대해 진 본부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도심 접근성이 좋은 곳을 집중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균형개발에 따르면 개발이 안된 곳을 발굴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집객 효과를 높여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정권교체기를 감안하면서 “단계적으로 개발 권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요원해진다. 여의-이촌권역 개발은 2017년에 착공해 2018년에 완료된다. 이것도 타당성조사 등 추진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가능하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거는 이보다 앞선 2017년 12월에 실시된다. 여의-이촌권역 개발을 착공하는 시점(2017년 초)은 현 정권의 정책과 사업이 비판받는 레임덕(권력누수현상) 시기와 같다. 이 때문에 ‘여의-이촌권역 개발이라도 이뤄지면 다행’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