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광주 망월동 5ㆍ18 구묘역에 설치된 말뚝이 일본 신흥 종교 세력이 세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광주시는 논란이 일자 해당 말뚝을 철거했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13일 오후 광주 망월동 5ㆍ18 구묘역 입구 표지석 옆에 있던 흰색 말뚝을 철거했다.
높이 2m, 폭 30㎝ 가량의 이 말뚝에는 영어, 일본어, 한글 등 3개 국어로 ‘세계 인류의 평화가 이룩되도록’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 말뚝은 가늘고 긴 형태로 나무 뒤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광주 문화예술단체인 ‘한겨레문화고리’ 측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점령했던 러시아 연해주 하바로크 나나이족 민속마을을 방문했을 때 본 것과 똑같은 말뚝”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러시아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말뚝은 일본인들이 오래전에 세우고 간 것이라고 한다. 망월동 묘역의 말뚝도 일본인들이 특정 목적으로 세운 것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등은 해당 말뚝과 같은 메시지가 새겨진 소위 ‘피스 폴(Peace Pole)’은 일본인 고이 마사히사가 처음 고안했고 현재 180개국에서 10만개 이상 설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고이 마사히사는 일본 신흥 종교인 ‘백광진굉회’의 설립자로 알려져 있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0년에 일본인들이 말뚝을 세운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평화를 의미하는 문구라 그동안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정확한 출처 등을 확인해 재설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