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의 인적 쇄신 작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포스코 사내 등기이사를 대거 교체한데 이어 상장계열사 6곳 중 5곳의 대표를 물갈이 했다. 인사의 핵심은 성과와 전문성이다. 성과가 분명한 CEO는 유임시켜 그 공로를 인정했다. 또 해당 계열사 출신이 신임 대표로 추천되던 관행을 없애고 전문성이 인정되면 다른 계열사나 아예 외부 출신도 대표로 추천토록 했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켐텍,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엠텍,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등 포스코 상장계열사 6곳은 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CEO는 신정석 포스코강판 사장이다. 신 사장은 상대적으로 준수한 경영실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을 제외하고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조봉래 포스코ICT 사장,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윤용철 포스코엠텍 사장, 강찬균 포스코플랜텍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추천받지 못했다.
이중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은 지난 24일 포스코 사내이사로 추천됐고 조봉래 포스코ICT 사장은 김 사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켐텍 사장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반면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과 윤용철 포스코엠텍 사장, 강찬균 포스코플랜텍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추천받지 못했다. 이들은 상임고문을 맡으며 경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과와 더불어 전문성도 중요한 기준이 됐다. 권 내정자는 일부 계열사 대표직의 경우 전문성이 인정된다면 외부 출신 인사도 기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봉래 사장이 포스코켐텍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추천되면서 공석이 된 포스코ICT 대표직은 적합한 인물을 찾을 때까지 일단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 이 자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새 CEO가 내정될 때까지는 전국환 경영기획실장(전무)이 직무를 대행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간혹 외부 출신 인사가 대표를 맡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적합한 인물을 찾는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회장 내정자가 다른 무엇보다 해당 분야 전문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새로 추천된 CEO들은 대우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 모두 다른 계열사 인사들이 전격 발탁됐다. 포스코엠텍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이경목 포스코건설 엔지니어링실장(전무)이,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 사장에는 유광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전병일 영업2부문장(사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전 사장은 미국, 폴란드, 독일,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만 17년을 보낸 정통 ‘영업맨’을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장 내정자가 가장 우선순위로 전문성을 고려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인적 혁신의 정도가 과거에 비해 폭이 넓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상장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대표 자리도 금명간 교체될 예정이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