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고침단명(高枕短命)이라 했다. 높은 베개는 목관절 건강의 최대 적이다. 높은 베개를 베면 고개가 위로 꺾여 일자목이나 역 C자형으로 경추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잘못된 베개는 장시간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와 함께 경추를 망가뜨리는 3대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경추 관련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은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로 280만명에 이른다. 쉽게 말해, 뒷목이 뻐근해 목디스크 (전조)증상을 호소하는 이가 5년 전에 비해 30%나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저침장수(低枕長壽)는 성립할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베개를 베지 않거나 너무 낮은 것도 경추에는 마찬가지로 해롭다. 수면 때 목뼈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뇌의 혈액순환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높거나 너무 낮은, 잘못된 베개를 장시간 사용하면 경추에 문제를 일으켜 결국 목결림, 손발저림, 어깨통증 등으로 이어지는 목디스크 경로에 들어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따라서 베개의 높이는 경추의 C자형 커브를 유지할 수 있는 11cm 정도의 높이가 적당하며, 뒷목을 잘 받쳐주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머리, 목, 어깨를 함께 받쳐주면 척추가 자연스럽게 배열돼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자세가 된다.
이밖에 재질도 우레탄처럼 부드러운 게 좋고, 수면자세 또한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야 척추와 경추의 곡선을 자연스레 유지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민병원 척추센터 김상혁 과장은 “인생의 3분의 1이 수면시간인 만큼 베개는 경추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충분히 잘 자고도 목과 어깨가 결리고 통증을 느낀다면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초기 목디스크 증상이라면 수면자세를 교정하고 베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