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1000곳 대상 ‘기업 경영환경 및 정책과제’ 조사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현재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전망은 예년보다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었다. 이같은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무엇보다 내수 경기 활성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기업 경영 환경과 정책과제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현재 기업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수요 감소(35.5%)가 가장 많았고 임금ㆍ원자재 가격 등 원가상승(31.35%)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신규수익원 미확보(26%), 환율불안(15.4%), 노사관계 악화(4.2%) 등의 이유도 있었다.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테이퍼링이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1월 조사에서 47%, 2월에는 50.5%를 차지했다. 한달 새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 응답이 2.5%p 가량 늘어난 셈이다.

반면 경영 환경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37.4%에서 36.3%로 1.1%p 줄었다. 테이퍼링이 국내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기업도 15.6%에서 13.2%로 2.4%p 감소했다.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기업들 중 ‘경제불안심리에 따른 내수 위축(32.5%)’을 이유로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미국 테이퍼링이 국내 내수 시장을 더 위축 시키며 경영 환경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견이다. 기업들은 미국 테이퍼링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시장금리 안정(24.9%)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대내외 경제 불안요소들로 인해 올 해도 기업들의 경영여건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부는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도록 내수경기 활성화에 힘쓰고 금리안정과 규제완화 등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테이퍼링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경계했다. 조동철 대한상의 경제분과 자문위원(한국개발연구원 교수)은 “테이퍼링이 지속되겠지만 신흥국과 국내경제 간의 펀더멘탈 차별성이 부각돼 우리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