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1포기 2393원…작년의 두배 가뭄·고온 현상에 출하량 뚝 양배추·대파 등 채소값 급등 메르스 영향 휴교…소비는 줄어
“여름 배추, 금(金)배추 됐네.”
최근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가격 상승엔 고온현상도 한 몫했다. 이에 여름 식탁 준비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393원으로 1년 전(760원)보다 무려 214.9%나 올랐다. 또 1㎏당 평균 도매가격 상승률은 양배추가 1년 전보다 185%나 오른데 이어, 대파 120%, 시금치 54%, 양파 48%, 무 41%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배추 등 채소 값이 급등한 것은 최근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출하량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전국의 5월 평균 강수량은 57㎜로 평년 기준인 10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50% 미만이어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노지 봄배추 주산지의 배추 생육이 부진해 배추 단수가 지난해보다 약 10% 감소하고 출하 시기도 5일에서 7일 가량 미뤄지고 있다.
노지 봄배추 산지 중 강원 영월과 경북 영양지역이 가뭄 피해가 심한 편으로, 칼슘 결핍이나 잎이 처진 배추가 전체 면적의 30~40%에 달하는 실정이다. 또 정선이나 태백, 삼척 등 강원도 고랭지 배추 산지에서도 가뭄으로 생육이 지연되면서 배추가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배추의 경우, 지난해 배추 가격 폭락으로 올해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도 배추 가격 급등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배춧값 폭락에 따라 농민들이 올해 시설 봄배추 재배 면적을 평년과 지난해 대비 각각 23%, 14% 줄인 결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뛰었다. 대형마트에 따르면, 올 1월 한 포기당 1886원 하던 배추값은 5월엔 2979원으로 1000원 이상이나 올랐다.
다만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휴교에 따른 급식 수요감소, 단체 행사 취소 등으로 김치 소비가 줄어 배추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라고 농업관측센터는 전망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농업대책상황실을 확대 운영하고 긴급 영농 급수대책을 추진하는 등 가뭄 대응체제 강화에 나섰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