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외식기업 전수조사 95개 업체 2717개 매장 오픈 中등 아세안 국가에 60% 집중 식자재 수출 부진은 극복과제
중국에 가면 양대창구이를 파는 ‘오발탄’을, 베트남에 가면 ‘롯데리아’를 찾아보자. 식사를 이미 마쳤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카페베네’나 호주의 ‘레드망고’를 가보는 것도 좋겠다.
해외로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 매장이 27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대거 철수했던 국내 외식업체들이 최근 2~3년 새 다시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에 따른 국내산 식재료 수출효과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외식업 및 프랜차이즈업체로 해외 매장이 있는 업체는 총 95곳에 달한다. 또 이들 업체가 전 세계에 진출한 매장 수는 2717개다. 브랜드 수로는 110개에 이른다.
매년 외식연감에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현황이 발표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매장을 철수하거나 프랜차이즈 형태의 진출이 아닌 경우 누락된 곳들이 많았다. 외식 기업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정확한 통계가 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출 매장 수로 보면 델리스의 ‘델리만쥬’가 미국에 400개 매장을 오픈해 해외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릴레이인터내셔널의 ‘레드망고’는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 엘살바도르, 인도 등에 381개 매장을 가지고 있고, 제너시스의 ‘BBQ’도 아시아는 물론 스페인과 터키 등 유럽까지 건너가 351개의 해외 매장을 열었다. BBQ 매장은 피지에서 유일한 한국 외식업체기도 하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 등 빵집과 마인츠돔의 ‘카페베네’, 탐앤탐스의 ‘탐앤탐스’ 등 커피브랜드도 활발하게 해외로 나갔다.
국가별로 보면 해외진출 매장의 60%가 중국 등 아세안 국가들에 집중됐고, 35%는 미국이었다. 현재 중국에 992개의 국내 외식업체 매장이 운영 중이며 미국에 951개가 있다. 베트남(242개), 필리핀(112개), 인도네시아(72개), 싱가포르(68개), 멕시코(55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외식시장인 중국은 거리상으로 가깝고 교민 수가 많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초기 교민 중심의 시장으로 진출해 현재 주류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아세안 지역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한류의 확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외식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음에도 국내산 식자재의 수출이 부진하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대부분이 해외 점포 개설 초기에는 많은 부분을 한국에서 공급한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점차 현지 대체 제품으로 변경한다. 초기 70~80% 이상이었던 식재료 사용률이 1~2년 후에는 10~20%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해외 주재 한식당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의 국내산 식재료 소비 확산을 위해서는 필요한 식재료를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대량 수출이 아닌 소포장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