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국정원 대선개입 특검, 내각 전면 교체 요구 등 요즘 국회는 하루가 멀다하고 설전(舌戰)의 연속이다.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호비방 강도가 거세지고, 중단하자던 막말도 다시 살아나려는 모양새다.

이처럼 매일 으르렁대는 국회 한켠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로 칭찬하는 칭찬릴레이가 진행되고 있다. 인간적인 매력을 높이 평가하거나 상대당 의원이라도 존경을 표시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회사무처가 매월 발행하는 국회보는 올 1월호부터 ‘칭찬합시다’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여야 간 혹은 같은 당내에서 동료의원들의 좋은 의정활동을 인정해주고 칭찬함으로써 화합하는 국회를 만들고, 상생의 정치를 실현하자는 취지다.

그 칭찬 첫 주자로 1월호에서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김영주 민주당 의원을 칭찬 인물로 꼽았다.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님 중에 훌륭하신 의원님도 많고 평소 친하게 지내는 분들도 많지만 지난해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함께 일한 김영주 의원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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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당시 내가 여당 간사였고 김영주 의원이 야당 간사였는데 무조건 투쟁적으로만 하시지 않고 매우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며 칭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당 지도부에도 해야 할 말은 하시면서 소신 있게 청문회를 이끌어갔다. 정무위원회 간사로도 참 잘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전혀 친분이 없었는데 이번에 인사청문회를 같이 하면서 ‘일이 되도록 만들려고 애쓰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함께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저에게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의회주의자의 자세가 되어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칭찬 선물을 한보따리 받은 김 의원은 이달호에서 칭찬하고 싶은 의원으로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을 선정했다. 여야 의원이 번갈아가며 상대당 의원을 꼽고 있다. 김 의원은 장 의원에 대해 “17대국회 때 뵙고 19대 때 다시 뵙게 됐다. 합리적으로 늘 ‘여야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2012년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 시절 18대국회 최초로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들었다. 상대를 배려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제가 국가유공자 관련 토론회 등을 열면, 당을 떠나서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해주시기도 하고, 관심을 보여주셨다. 여야를 떠나 많은 의원들이 본받아야 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