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그룹이 지난 해 사상최고의 경영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삼성전자 의존도 역시 역대 최고로 높아졌다.
헤럴드경제가 3일 삼성그룹 17개 상장사가 발표한 지난 해 실적을 종합한 결과 매출 345조8951억원, 영업이익 38조8347억원, 순이익 33조1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각각 2.64%, 8.87%, 6.83%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실적에는 삼성전자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6개사 매출은 117조2024억원으로 전년대비 13.75%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조497억원, 2조6563억원으로 각각 59.55%, 62.94%나 급감했다. 3월 결산에서 12월 결산으로 바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의 실적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치만 반영된 탓도 컸다. 하지만 삼성전자 쏠림이 심화된 것은 비금융제조사 실적부진의 결과였다.
삼성전자와 금융 4사를 제외한 12개사는 매출이 81조 3761억원으로 전년대비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4056억원으로 무려 65.26%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고, 전년에 대규모 일회성 이익을 냈던 삼성SDI의 기여도도 크게 떨어졌다. 작년 4분기 적자를 낸 곳도 절반이나 된다.
자기자본수익률(ROE)이 콜금리에 못미친 회사도 삼성SDI(1.96%), 삼성엔지니어링(-78.25%), 삼성물산(2.33%), 호텔신라(1.59%), 삼성정밀화학(0.29%), 삼성증권(0.32%) 등 6곳에 달했다.
이에따라 그룹내 삼성전자의 비중도 매출의 66.12%,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92.34%와 91.98%에 달했다. 전년수치 59.68%, 79.39%, 76.89%와 비교하면 확연히 높아졌다. 특히 금융사를 제외한 삼성그룹 내 삼성전자 비중은 매출의 73.76%, 영업이익의 96.32%, 순이익의 95.97%로 더욱 높아진다. 전년에 이 수치는 71.72%, 87.77%, 84.25% 였다.
비상장 계열사는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인 3월말께에야 작년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2013년 9월말까지 매출액은 삼성SDS가 5조원, 삼성에버랜드가 2조4000억원, 삼성토탈이 5조9000억원 등이다. 여기에 연간매출 2조원 이상인 삼성석유화학 등까지 감안하면 비상장사 매출액은 약 20조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삼성그룹의 지난 해 총매출은 정부 총수입 360조8000억원(기획재정부 예상치)을 사상 처음으로 웃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