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문재연 기자]인천 강화도 화재 사건으로 캠핑장의 안전 관리 문제가 부상한 가운데, 도심 한가운데에서 야영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캠핑 레스토랑도 화재 예방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실내외 장식과 물품들이 일반 캠핑 도구들과 동일한 가연성 재질로 이뤄져 있고, 레스토랑이 시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최초 진화까지 시간이 얼마나 지체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일반 불이 나면 같은 건물 내 다른 상가들이나 인접 건물로까지 번질 수 있어 대형사고 가능성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24일 찾아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A 캠핑 레스토랑은 층별로 소화기가 하나씩 비치돼 있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테이블 등 인테리어는 불에 잘 타는 목재로 구성돼 있고, 바닥에 깔린 전기장판도 합선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무엇보다 천장을 덮고 있는 마감재가 스티로폼이어서 불길이 옮겨 붙었을 때 삽시간에 번질 우려가 커보였다.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이에 대해 “층간방음을 위해 외벽에만 붙여놓은 것”이라며 “화재 위험이 있는 주방은 전체가 대리석으로 돼 있어 화재가 발생해도 번질 우려가 적다”고 해명했다.
차종호 호원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이번 강화도 사건처럼 캠핑 용품들은 순식간에 타버리기 때문에 캠핑 레스토랑 안에서 소형 소화기 하나로 불을 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라며 “또 캠핑장과 달리 시내에 위치해 있어 소방차가 출발해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곳곳에 설치된 천막 텐트가 최초 화재 발생을 감지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차 교수는 “화재가 나면 연기가 천장까지 올라가 화재경보기를 울려야 하는데, 천막이 그 연기를 올라가지 못하도록 가둬 최초 위험 감지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상탈출구 앞에는 의자들이 높이 쌓여 있어 화재시 문을 찾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방해가 될 수 있어 보였다.
다른 캠핑 레스토랑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마포의 B 캠핑 레스토랑은 야외에 있는 화덕 위에 천막이 설치돼 있어 불이 그대로 옮겨 붙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실내엔 테이블마다 그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용산의 C 캠핑 레스토랑은 가열도구가 없이 야외 주방에서 조리를 마친 음식이 서빙되는 방식이었지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실내에 설치된 벽면 비닐막은 불에 약해 보였다.
비닐막 바로 옆에는 연탄 화덕 난로가 버젓이 자리하고 있었다.
캠핑 레스토랑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이 강모(27ㆍ여) 씨는 “그릴판 바로 옆에 난로가 있어 항상 걱정이 됐었다”며 “랜턴이나 텐트처럼 불에 잘 타는 장비들이 곳곳에 있어 화재에 더 신경써야 할 부분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캠핑 레스토랑에 대한 소방시설 규정 기준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 교수는 “캠핑 레스토랑엔 펍(pub)이나 바(bar)의 개념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담배나 취객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며 “현재는 일반음식점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단속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상가나 일반 가정집으로도 불이 옮겨붙을 수 있어 화재 발생시 야외 캠핑장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