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신자유주의 대부’. 애덤 스미스에 대한 세간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가 직격탄을 맞을 때 애덤 스미스도 덩달아 몰매를 맞았다. ‘작은 정부와 큰 시장’을 모토로 세계시장을 이끈 신자유주의의 기원이 19세기 고전파경제학을 선도한 스미스의 자유주의 사상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처음으로 포착한 사상가로서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라 공과의 수많은 논의는 애덤 스미스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김광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애덤 스미스:정의가 번영을 이끈다‘(한길사)를 통해 지금까지 일반에 알려진 애덤 스미스와는 다른 사회과학자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제시한다. 경제학을 넘어 인문학, 사회과학 등을 아우르는 융합학문의 분석방법으로 애덤스미스의 진면모를 새롭게 조명한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흔히 시장 안에서의 무한경쟁과 국가개입 철폐를 주장한 신자유주의자와 동일선상에서 얘기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는 편협한 시각이다. 스미스는 합당한 정부의 역할을 전제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의 교환성향 및 자기애가 바탕이 되어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아울러 학문, 교육, 법률, 정치, 예술, 문명의 진보가 견인되지만 이런 과정에서 이기심과 탐욕이 사회적 상호 침해와 붕괴 가능성을 재촉한다고 봤다.
따라서 정의감과 페어플레이 감각에 의해 지지되는 국가의 정의와 법제도는 시장경제활동에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과 정의가 짝으로 다시 등장한 현 시점에서 애덤 스미스가 제시한 초기 자본주의에서의 자유와 평등, 부의 관계는 새로운 영감을 제시한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