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기업호감도 44.7점으로 2반기 연속하락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가 2반기 연속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14년 하반기 기업호감지수(Corporate Favorite Index)’를 조사한 결과, 호감도 점수가 44.7점(100점 만점)으로 보통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대비 2.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05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호감지수란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국가경제 기여 ▷윤리경영 ▷생산성 ▷국제 경쟁력 ▷사회공헌 등 5개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해 산정한다. 50점(보통)을 기준으로 100점에 가까울수록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0점에 가까울수록 호감도가 낮은 것으로 해석한다.

기업호감도 2005년 이후 최저…‘땅콩 회항’ 여파?

▶기업호감도 거의 모든 부문에서 떨어져=부문각 요소별 점수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 호감도(45.5점→41.7점)와 국가 경제 기여(49.6점→46.0점) 부문의 점수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생산성 향상(61.3→60.4점), 국제경쟁력(71.2점→70.7점), 윤리 경영 실천(22.1점 →21.9점) 부문의 점수도 소폭 낮아졌다.

다만 사회공헌활동(39.0→39.7) 부문의 점수는 다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내ㆍ외 경제환경 악화에 따라 기업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노동ㆍ조세 등 기업관련 이슈와 일부 기업의 윤리적 사건 등이 기업 호감지수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그래도 국내 기업에 호감을 느끼는 이유는 ‘국가경제ㆍ브랜드기여’=그럼에도 국민이 기업에 다소 호감을 느끼는 이유로는 국가경제에 기여(33.6%), 국가 브랜드 향상(29.4%), 일자리 창출(28.6%),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 수행(8.4%) 등이 꼽혔다. 호감도를 낮추는 요소로는 윤리경영 미흡(57.0%),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소홀(17.6%), 기업 간 상생협력 부족(15.5%), 고용창출 노력 부족(9.2%) 등이 지적됐다.

▶기업가정신도 예전보다 낮아졌다=국내 기업의 ‘기업가정신’ 수준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낮아졌다(43.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기업가정신에 대한 인식조사를 시작한 2008년 하반기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기업가정신 쇠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예전과 비슷하다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38.3%, 18.4%였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수인데, 기업가정신이 눈에 띄게 쇠퇴하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며 “기업들의 투자기회가 많지 않아 공격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 이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탐색하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기댈 곳은 기업밖에 없다=한편 조사대상의 72.6%는 ‘향후 국내경제에 기업이 가장 많은 공헌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업역할에 대한 국민기대가 여전히 큰 것. 기업활동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이윤창출을 통한 경제성장 기여(54.0%)라는 응답이 부의 사회환원을 통한 사회공헌(46.0%)보다 많았고, 국내 반기업 정서수준에 대해서는 높다(65.4%)는 응답이 높지 않다(34.6%)는 답변보다 많았다.

아울러 현재 기업이 가장 먼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일자리 창출(44.6%), 근로자 복지 향상(22.4%), 사회 공헌 등 사회적 책임 이행(14.2%), 국가 경쟁력 강화(13.0%), 이윤창출을 통한 국부 증진(5.8%) 등이 꼽혔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호감도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모든 요소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기업은 국가 경제의 핵심주체로서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한편,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ㆍ준법ㆍ안전경영을 실천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