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 출격하는 류현진(26ㆍ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요즘 가장 신경 써서 연습하는 분야는 다름아닌 번트다. 다저스가 속해있는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고 투수도 타석에 서야 한다. 따라서,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류현진은 불펜 투구가 없는 날에는 번트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시절 투수와 4번 타자로 활약했으며, 고교 통산 타율 0.295를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에도 소질을 보였다. 그러나 2006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입단 후 7년간 방망이를 내려놨다. 양쪽 귀를 가린 헬멧을 쓰고 하는 타격 훈련도 낯설지만 번트는 고교 시절에도 대보지 않아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투구를 하지 않은 18일(한국시간),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번트 전문코치와 함께 열심히 번트 공부를 했다. 코치가 피칭머신에 공을 넣으면 이를 번트로 댄다. 배트 잡는 법부터 번트 대는 자세까지 꼼꼼히 훈련한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는 투수의 투구뿐만 아니라, 희생번트도 아주 중요하다. 주로 9번 타순에 투수가 들어서기 때문에 상위 타선에 찬스를 연결하는 고리 노릇을 잘 해줘야 하기 때문. 내셔널리그 투수 중에는 홈런도 치며, 타격을 잘하는 선수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 번트만 성공해도 제 몫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전체 희생번트 성공 순위에서는 신시내티의 에이스 쟈니 쿠에토(17개)가 투수 1위뿐만 아니라, 전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가 14개(4위), 크리스 카푸아노가 13개(5위)로 뒤를 이었다.

한편, 류현진이 번트 연습에 열중하고 있던 18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설로 통하는 왼손 투수 샌디 쿠팩스(78)와 토미 라소다(86) 전 감독이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를 찾아 주목을 끌었다.

라소다 전 감독은 류현진에게 “박찬호처럼 성공할것” 이라고 격려했다. 또, 특별 고문 자격으로 방문한 쿠팩스는 “실제로 보니 덩치가 굉장히 크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수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