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거부와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밝히면서 한ㆍ미가 이에 대한 대응 마련에 나섰다.

한ㆍ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애초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 전반적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정보를 공유하려고 마련된 자리였는데, 북한 외무성 성명이 나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중점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ㆍ미 정부와 정보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입구만 폐쇄하는 수순만 밟으면 수일 내 핵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전날 입국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실수하게 되는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공동체 일원으로서 더 이상 추가 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임 본부장과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유엔 제재 이후 한ㆍ미 양자 제재 및 독자 차원의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새 정부가 출범해 대북정책 원칙이 정립된 이후 가시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ㆍ미 양국은 북한의 지난달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부터 국제사회의 상징적 조치를 끌어낼 수 있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먼저 이끌어낸 뒤, 실질적 제재 조치를 위해 양자ㆍ독자 차원의 제재를 취한다는 단계적 접근법을 세웠다.

현재 양자 및 독자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돈줄을 죄는 방콕델타아시아(BDA)식 금융제재와 북한 왕래 선박의 타국 기항을 제한하는 해운제재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임 본부장과의 회동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과도 만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북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