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럴드경제=최남주 기자]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매에 넘어가는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부동산태인은 작년 수도권지역에서 경매에 부쳐져 채권자에게 배당 완료된 주택 1만3694건 가운데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42.4%인 5804건에 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5년간 경매에서 배당 완료된 주택도 2008년 9110건에서 지난해엔 1만3694건으로 50.3% 늘었다.
통상 법원이 강제경매를 결정하고 집이 경매되기까지는 4~5개월이 소요된다. 또 2~3번 유찰되면 3개월이 더 걸리고, 낙찰받은 사람이 대금을 납부하고 채권자들에게배당까지 하려면 8~12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업체는 전했다. 짧게는 15개월, 길게는 20개월이다. 물론 물건이 낙찰되지 않으면 임차인을 비롯한 채권자들의 기다림은 기약 없이 길어진다.
아직 배당 결과가 나오지 않은 11~12월 물량까지 추가하면 임차보증금을 떼인 건수는 1000여건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도권 주택경매 물건 수는 2008년 2만8417건에서 작년 6만1287건으로2배 늘었지만 동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90%에서 73.3%로 떨어져 집을 경매 처분해도 채권자가 손에 쥐는 몫은 작아졌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집주인은 집을 뺏기고 채권자는 빚을 돌려받지 못해누가 하나 이기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돈 빌려서 집 사라는 경기부양책 대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