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정부 각 부처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화제다. 여성 공무원들의 약진 속에 일방적 보고가 아닌 토론 형식의 진행, 격식 파괴 등 역대 대통령 업무보고와는 다른 점들이 눈에 띈다. 이른바 베일 속에 가려졌던 ‘박근혜 스타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에 이어 22일 농림축산식품부,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까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삼각형 형태의 토론 테이블의 정 중앙에 앉은 박 대통령의 오른편에는 항상 정홍원 총리가 앉은 반면 왼편에는 항상 여성 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 복지부 때는 정은숙 성동구 희망복지지원팀장이었고 농림부 때는 김미자 문경시청 주무관이 농업과 창조경제 접목의 사례로 문경의 특산물 오미자를 소개했다.

산업부 업무보고에서는 옛 산업자원부에서 일을 시작한 첫 여성 직원인 나성화 에너지절약협력 과장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각 부처들은 업무 보고 현장에 조직 내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들을 총동원했다는 전언이다.

일단 업무보고에 참여했던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토론 참여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전임 대통령들은 주로 업무보고 시작과 끝에만 인사말을 하는 정도였던데 반해 박 대통령은 담당 공무원들과 계속 말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현장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박 대통령의 토론 참여가 워낙 활발해 준비해 간 업무보고의 20~30% 밖에 보고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업무보고를 마무리한 후 약 100여명의 참석 공무원들과 대통령의 악수시간, 문 앞에 가만히 서있는 대통령 앞을 공무원들이 바삐 움직이며 손 한 번 잡아보고(?) 퇴장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박 대통령은 직접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악수를 청하면서 인상적 인 발언을 했던 공무원들과는 따로 대화를 하기도 하는 등 한결 편안하게 다가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공무원은 “그동안 정치인으로서 보여지던 박 대통령의 이미지는 솔직히 ‘제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만나보니 마치 어머니 같은 세심함이 느껴졌다”며 색다른 모습을 알게됐다는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