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A 씨는 지난달 스마트폰 채팅어플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대화 도중 여성은 A 씨에게서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음란영상통화를 하자고 제의를 했다. 이에 A 씨는 영상통화 어플인 스카이프를 통해 해당 여성과 수 분 남짓 음란행위를 했다. 얼마 후 상대방은 영상을 갑자기 끊고 A 씨의 얼굴과 음란행위 녹화는 물론, 지인들의 연락처를 해킹했으니 유포되는 것이 싫으면 돈을 입금하라고 협박했다. 당황한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지만 상대방은 A 씨도 음란행위를 했기 때문에 경찰조사를 받으면 손해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계속 협박했다.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만난 여성 등에게 음란 영상통화를 제의하거나 제안 받았다가 되레 본인의 얼굴과 음란행위를 유포하겠다는 신종협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스카이프 협박’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A 씨처럼 음란행위 유포협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협박범들은 피해자들이 음란행위를 했다는 사실에 경찰에 신고를 주저한다는 점을 역 이용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어플로 만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여간해서는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으니 체념하고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도 일삼고 있다.

이와 비슷한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는 B 씨는 “처음 협박을 받았을 때는 무시해버렸지만,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자 내 얼굴과 성기가 노출된 사진을 메일로 보내왔다”며 “만에 하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될까봐 돈을 보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음란영상통화 했다가...네 얼굴과 연락처를 뿌리겠다 逆협박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협박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상당수 들어 오고 있다”며 “허락 없이 타인의 얼굴과 성기 등을 유포시키는 것은 정보통신망보호법위반은 물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범죄지만 음란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꺼려하는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영상통화 어플 제작업체 관계자는 “개인 간 통화내용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입 시 본인 인증 절차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