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기자] ‘북한, 엔화, 뱅가드’ 3대 변수의 향방이 ‘종합주가지수 2000 재탈환’의 핵심변수로 꼽힌다.

연초이후 2000선을 오르내리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2004.89 이후 북한악재로 8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뒤 겨우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의 움직임과도 직결되는 이들 3대 변수가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느냐가 관건이다.

북한 리스크와 엔화 약세에 따른 시장 급락이 과도한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北, 단기 최대 위협 요인=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따른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북한의 발언과 움직임에 따라 주가,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의 빌미를 제공한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기 등으로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점을 지나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가 2000 재탈환 ‘北, 엔화, 뱅가드’ 세가지에 달렸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의 외교적 공조 노력으로 긴장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미사일 발사 등 단기적인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소재가 있기는 하지만 불확실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의 지정학적 긴장감은 이번주를 최고점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엔화약세, 속도 조절 불가피=세계 환율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엔화약세(엔달러 상승)도 주목되는 사안이다. 국내 증시엔 ‘엔저 공포’라고 불릴 정도의 위협요인이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정부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지난 3일 92.87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100엔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엔화약세는 수급면에서 국내 시장엔 악재다. 일본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이 일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더욱 가중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를 눌러왔던 엔화 약세가 어느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너무 가팔랐고, 일본의 추가적인 양적완화도 제한적이어서 속도조절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의 대응도 있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겨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외환ㆍ채권 투자전략가는 “엔/달러 100엔대 안착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2000 재탈환 ‘北, 엔화, 뱅가드’ 세가지에 달렸다.

▶뱅가드 매도 진정국면=1분기 국내 증시의 최대 이슈였던 미국계 초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매도세가 언제 진정될 지도 관심 사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에서 지난 9일까지 외국인 자금은 총 4조2000억원이 유출됐으며 이 중 뱅가드 펀드의 환매규모가 3조원 가량에 달했다. 뱅가드는 올초 벤치마크지수(추종지수)를 이머징 마켓인 MSCI에서 선진국 시장인 FTSE로 변경해 이머징 펀드에 담긴 한국 주식 비중(14.9%)를 오는 7월 3일까지 털어내고 있다. 뱅가드는 순차적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북핵 리스크와 엔화 약세가 진정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측이 나온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 등 이슈가 재부각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될 수는 있지만 뱅가드는 기간단위로 매도가 나오기 때문에 시장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