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지난해 안방극장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해를 품은 달’이 뮤지컬로 나온다. 다음달 8일부터 23일까지 용인포은아트홀, 7월6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이다. 8월 대구, 부산을 비롯한 지방공연과 12월에는 일본 공연 일정까지 잡혔다.
정은궐 작가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는 젊은 왕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퓨전 장르로서 ‘훤앓이’ 등 신조어를 낳았고 왕 ‘이훤’ 역의 김수현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세자비가 액받이 무녀로 전락하는 점, 왕권과 신권의 대립, 이복형제간의 경쟁의식, 첫사랑의 완성과 권선징악적 결말 등 극적인 구조 때문에 소설에는 뮤지컬계의 러브콜이 진작에 쏟아졌다. 공동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손성원 대표는 “몇몇 곳에서 치열하게 판권 경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드라마와 얼마나 다를까. 여 주인공 ‘연우’의 기억상실증 여부가 일단 다르다. 뮤지컬은 드라마가 아닌 원작 소설을 각색했다. 드라마에선 연우가 가짜 사약을 받은 뒤 기억상실증에 빠지고 무녀 ‘월’로 지내면서 서서히 기억을 회복하지만, 소설에서 연우는 자신의 과거를 다 인지한 상태에서 액받이 무녀로 들어간다. 뮤지컬에선 연우가 무녀 ‘설’에게 기억을 봉인하는 설정이 새로이 꾸며졌다.
드라마와 달리 훤의 이복형이자 연우를 짝사랑하는 양명의 비중이 훨씬 크다. 소설에선 양명이 훤과 연우 사이에서 연서를 전달하면서 연정을 품게 되는 과정이 나오는데, 드라마에선 삭제됐다. 뮤지컬은 훤, 연우, 양명의 애정의 삼각관계가 그려진다.
뮤지컬 대본과 가사를 쓴 박인선 작가는 “드라마컬(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아닌 노블컬(소설 원작 뮤지컬)로 생각해달라”고 드라마와 선을 그었다.
컴퓨터그래픽(CG)가 화려했던 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은 팝 오케스트라와 전통 문양을 적극으로 활용한 무대가 볼거리다. 뮤지컬에는 전통음악과 함께 씻김굿 등 전통 연희가 펼쳐진다. 조각보를 이어붙인 무대 디자인은 한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지며 끊어지지 않은 첫사랑의 인연을 표현한다.
또 한가지, 뮤지컬에는 김수현이 없다. 훤 역의 김다현은 두아이를 둔 30대 유부남이며 연우 역의 전미도 역시 최근 신접살림을 차린 유부녀다. 아이돌이나 스타를 기용하지 않고 전체 뮤지컬 전문 배우가 연기한다. 부왕 역을 연기파 배우 송영창이 맡았다.
쇼플레이와 이다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그리스’ ‘페임’ ‘화장을 고치고’ 등을 연출한 정태영이 연출을 맡고, TV 예능 ‘무한도전’의 강변북로가요제에서 ‘영계백숙’을 뮤지컬로 꾸몄던 원미솔이 뮤지컬 넘버를 작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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